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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은 미래에 대한 투자, 우선순위로 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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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1,942회 작성일 20-02-13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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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은 미래에 대한 투자, 우선순위로 둬야”

 

이청산 한국민예총 신임 이사장

  • 국제신문
  •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  |  입력 : 2020-02-12 18:50:03
  •  |  본지 24면

- 정권 성향따라 지원 들쑥날쑥
- 부도로 각 지회 독립법인화
- 민예총-예총 통합 불가능

- 예술가 어용화 때 사회 정체
- 문화단체 권력화 경계 해야

“조상들은 가을에 추수하면 가장 잘 된 곡식을 먼저 챙겼습니다. 그 곡식으로 제사를 지내고, 다음 농사에 종자로 사용했습니다. 문화예술 예산은 미래에 대한 투자입니다. 이를 먼저 챙겨두고 나머지를 나누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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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산 한국민예총 신임 이사장은 12일 “예술가는 약한 곳, 어두운 곳, 버려져 있는 곳을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이청산 부산민족예술단체총연합 전 이사장이 지난달 18일 한국민예총 신임 이사장에 뽑혔다. 이 이사장은 2001년 부산민예총 창립 멤버로 2011~2016년 부산민예총 이사장을 맡았다.

한국민예총 이사장이 되려면 선거를 치러야 하지만 이번엔 이 이사장이 단독으로 입후보했다. 사실상 추대를 받은 셈이다. 그는 문화예술에 지원하는 예산은 함부로 줄여서는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민예총에 대한 예산지원은 정권에 따라 들쑥날쑥했다. 민예총 정부지원금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엔 꽤 늘었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상황이 급변했다. 이 이사장은 12일 “민예총 예산이 부족하다 보니 사실상 예산 돌려 막기를 하면서 각종 행사를 치렀는데 당시 권력기관이 의도적으로 부도가 나도록 배후조정한 것 같다”며 “이 때문에 2012년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에서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으로 간판을 바꾸고 지역에 있던 각 지회를 독립법인으로 만들 수밖에 없었다”고 떠올렸다.

일명 ‘블랙리스트’에 걸려들었던 셈이다. 그렇다면 왜 예술에 대한 지원은 우선해야 할까? 이 이사장은 “잠수함 내부 산소 농도를 측정할 기술이 없었을 때는 꼭 토끼를 승선시켰다. 예민한 토끼가 산소가 모자라면 이상 반응을 보였고 이를 확인하면 물 위로 떠올라 산소를 보충했다”며 “불합리한 사회 현상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는 예술가도 잠수함 속 토끼와 비슷하다. 예술가가 어용화된다면 사회는 정체되고 썩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파업이 발생하면 예술가들이 앞장서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노동자들의 기운을 북돋아 준다. 그런데 이 예술가들 대부분 연소득이 400만 원이 안 되는데,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급여 인상폭이 이와 비슷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블랙코미디를 보는 듯했지만 예술인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예술가는 약한 곳, 어두운 곳, 버려져 있는 곳을 바라봐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문화예술단체가 권력화되는 일은 경계했다. 그는 “민예총은 권력기관이 아니라 예술인 복지에 중점을 두고 예술가의 활동을 도울 수 있는 길을 끊임없이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일부 정치권에서는 가칭 ‘한국예술문화단체연합’을 만들어 민예총과 예총을 통합하자는 논의가 나오고 있다. 한국 정치 지형으로 보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통합시키겠다는 발상인 셈이다.

이 이사장은 “예술가들도 진보와 보수 등 각자가 추구하는 이념이 있다. 예총은 보수를 민예총은 진보를 지향하는데 이를 강제로 통합시키겠다는 발상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올해는 4·19 혁명 60주년, 5·18민주화운동 40주년, 6·15남북공동선언 20주년, 11월 13일 전태일 50주기 등이 이어진다. 예술행사를 통해 이날을 모두 기억하며 의미를 떠올릴 수 있도록 멋지게 준비할 계획”이라며 “한국민예총은 앞으로도 약자의 편에 설 것이며 통일을 앞당길 수 있도록 문화예술교류도 활성화시키겠다”고 말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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