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민예총은 문화예술활동을 하는 부산의 예술인 단체입니다.

글빨

글빨

  • HOME
  • 글빨
  • 글빨

밥상머리 교육의 필요성에 대하여_김준영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11-23 14:29 조회36회 댓글0건

본문

글빨 17.11.24

밥상머리 교육의 필요성에 대하여

김준영

 

 

청소년문화의집 혹은 청소년수련시설에 생소한 분들을 위해 이곳에 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청소년진흥법에 의거하여 청소년 수련활동, 교류활동, 문화활동 등 청소년활동에 제공되는 시설로 현재 근무하는 기관에는 무용연습실, 밴드실, 노래방, 다목적실 등 다양한 시설을 청소년에게 무료로 대여를 해주고 있다.

 

이러한 대관업무를 하다보면 정말 다양한 청소년들과 만나고 통화를 하게 되는데, 그러다보면 간혹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지 못한 청소년들과 다양한 마찰을 겪게 되기 마련이다. 특히 밥상머리 교육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지난주 월요일, 양산에 위치한 H고등학교 여학생이 무용연습실 대관을 위해 전화가 왔다. H고등학교는 양산 내에도 제법 명문이라고 소문이 나 있으며 진학률 및 학교평판도 상대적으로 우수한 학교다. 월요일은 휴관이라 대관업무를 하지 않는다는 안내를 하는 직원에게 아무렇지 않게 욕설을 내뱉고 민원을 넣겠다며 으름장을 놓았고, 학교와 이름을 내뱉고는 자신의 이름으로 민원을 제기하였다고 했다. 그 후에는 수차례 전화를 해 자신의 학교와 이름을 속이고 예약을 시도하는 등의 기행을 일삼았다. 결국 직접 H고등학교의 교감선생님께 이 사실을 그대로 전해드렸고, 여학생과 담임 선생님이 기관으로 사과를 하는 웃지 못 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다른 사례를 이야기하면 아이들과 함께 여름캠프 중에 있었던 일이다. 당연히 아이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데 한 녀석이 과도하게 식탐을 부리며 모든 반찬을 다 먹어버리는 모습에 혀를 내둘렀다. 공동으로 생활하는 숙소에서 청소시간에 핸드폰게임만 몰두하는 모습, 보물찾기를 하는 중에 자신과 다른 친구가 동시에 발견한 보물을 친구가 먼저 손을 뻗어 가져갔다고 지나가던 사람이 있는데도 벽에다 돌을 던지며 화풀이를 하는 모습 등, 다양한 모습들을 보게 되었다. 기본적인 예의와 매너의 문제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것 또한 밥상머리 교육이 사라진 이후 더욱 심화된 문제들이고, 앞으로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감히 판단해보았다.

 

그렇다면 밥상머리 교육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전통적으로 유교권 국가에 속해있었고, 그에 따라 예절과 전통에 중요한 의미를 두었다. 또한 식사자리 만큼 그 사람이 자라온 환경이 드러나는 일도 없으며 우리는 가족식사를 통해 기본적인 예절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배우고 가족의 사랑도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장유유서, 즉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배우는 시간이 된다.

 

가족이나 친지와 식사할 때는 먼저 웃어른이 수저를 든 후 식사를 시작한다.’, ‘웃어른이 식사를 마치기 전 먼저 식사를 마치고 자리를 떠나서는 안 된다.’ ‘너무 서둘러 먹거나 지나치게 늦게 먹지 말고 다른 사람들과 먹는 속도를 맞춘다.’ 등 이러한 기본적인 소양들부터 숟가락과 젓가락을 사용하는 예절, 수저가 그릇에 부딪쳐 소리가 나지 않도록 한다.’, ‘먹는 도중 수저에 음식이 묻어서 남아 있지 않도록 한다.’, ‘식사가 끝나면 수저는 처음 위치에 가지런히 놓는다.’ 등의 아주 기본적인 부분까지도 이제는 부모들이 가르치지 않고 학교에서도 배우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밥상머리 교육은 단순한 식사예절에 대한 부분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청소년들의 끔찍한 범죄들로 세간이 들썩였고, 우리는 그러한 청소년들의 모습에 진저리를 치거나 과연 어떤 부모가 그런 아이들을 키웠을까?’라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 이것은 지나친 학업중심과 성과중심의 문화가 우리 청소년들을 학교폭력과 비행 등의 사회문제로 몰아가고 있으며, 가정의 기능이 취약해지고 공동체의 역할이 모호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과거의 70~90년대에 유년기를 보낸 성인이라면 어느 정도의 밥상머리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사회경제적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 있었다. 그 시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모님의 맞벌이가 월등히 증가된 지금의 청소년들에게는 억지로 시간을 내지 않는 한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아침을 먹지 않거나 먹더라도 혼자서 먹고 등교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점심은 친구들과 함께 먹지만 결국 식판에 담아 혼자 먹는 셈이다. 하교 후, 학원까지 다녀오면 늦은 저녁을 혼자 먹을 때도 있고 심지어 가족과 함께 먹더라도 텔레비전이나 핸드폰을 하면서 먹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과연 이러한 상황에서 밥상머리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밥상머리 교육을 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히 명확하다.

 

첫째로 밥상머리 교육은 청소년의 언어발달과 문제해결능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하버드대학교 캐서린 스노우 교수의 연구결과, 가족식사시간의 대화가 아동의 언어발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부모가 책을 읽어줄 때 쓰는 단어 평균개수가 140개에 불과했으나 가족식사 중에는 1000개의 단어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본에서도 시골지역인 아키타 현이 2007, 2008년 전국 학력평가에서 제일 높은 점수를 받아 일본열도를 놀라게 한 일이 있었는데, 조사결과 아키타현 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가족과 함께 식사를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를 통해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아이가 언어능력뿐만 아니라 문제해결능력도 더욱 우수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둘째로는 청소년의 건강과 영양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가족과 식사를 많이 하는 청소년들이 상대적으로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더욱 많이 섭취하고 있으며 탄산음료와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식의 섭취가 작은 것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가족과 식사하는 빈도가 낮을수록 비만이거나 저체중의 청소년들이 많으며 평균 신장에서도 차이나는 것으로 발표되었다. 셋째는 사회성이다. 콜럼비아 대학교 CASA 연구결과 가족과 식사를 자주하는 청소년들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들에 비해서 부모님과 형제자매와의 관계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우리나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가족식사가 가족의 응집력과 적응력을 향상시키고 청소년의 학교적응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모님과의 아침식사, 저녁식사 등 평일에 식사횟수가 많을수록 가족문제가 줄어들고 학교생활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은 누구나 바쁘다. 청소년들도 부모들도 마찬가지다. 정보의 개방으로 쉴 새 없이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으며 조금만 놓쳐도 뒤처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특히나 유행에 민감한 청소년들은 더욱 바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무리 바빠도 챙겨야하는 기본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상황이 급해도 교통신호는 지켜야하고, 제품 납품기한이 촉박해도 제품의 질은 유지해야 하듯이 청소년들의 인성교육도 챙겨야하는 기본이다. 부모로서의 기본은 단순히 돈을 많이 벌어 좋은 학원에 보내고 비싼 컴퓨터, 스마트폰을 손에 쥐어 주는 것이 아니라, 나의 자녀가 올바른 인성을 가지고 성장할 수 있도록 밥상머리 교육부터 챙겨야 하는 것은 아닐까?

 

 

 

- 34세, 6년차 청소년지도사, 양산시청소년문화의집 근무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